나는 공학을 전공했다.
내 의지로 선택한 것이었지만, 확신도 뚜렷한 목적도 없이 선택한 전공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기엔 생계를 위해 자신이 없었고,
잘 해 나갈 확신이 없었다. 정보도 경험도 없었으며 막연한 호감 정도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내 삶의 주도권을 갖기 보다는 태어난김에 살아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먹고 살기 위해 선택한 전공 분야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할 때쯤
이렇게 끌려가듯 살아도 되나...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무언가에 이끌리듯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해 본다.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하며
열심을 냈던 부수적인 결과물 하나가 한식 조리 기능사 자격증이었다.
이 글을 쓰는 건,
한식 조리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던 과정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학교를 다녔었다.
그런데 자격증을 따려면
결국은 전문적으로 자격증에 최적화 된 학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도 같은 과목을 한 학기에 거쳐 배웠지만,
시험을 대비하기엔 체계적인 수업과 전문적 스킬을 배우기 위해 학원이 훨씬 더 좋았다.
나는 방학기간에 주말을 제외하고 거의 5주 정도의 과정을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실습 과정을 연습했다.
실기 학원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필기 시험을 끝내 놓았었다.
그리고 실기 수업이 진행되기 시작할 때, 실기 시험 접수를 하였다.
실기 수업이 끝날 때 즈음에 가장 빠르게 볼 수 있는 실기 시험을 접수했다.
(배운 것을 잊어버리지 않고, 바로 테스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강남역에 있는 꽤 알려진 요리학원에 등록하여 다녔고,
내일 배움카드로 수업료를 많은 부분 지원 받을 수 있었다.
요리에 사용하는 도구 및 시험을 대비한 준비물 등은
학원에 체계적으로 잘 준비가 되어 있으니, 학원에서 상담을 받으면서 결정하고 구매하면 된다.
굳이 처음부터 급하게 다 갖춰서 시작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거나,
내가 요리나 시험을 치르기에 편한 것들을 취하면 된다.
나는 거의 5주간의 수업 기간동안 1~2일 정도만 결석했고
90%이상의 출석률을 달성하며 무척 열심히 수업에 임했다.
요리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고,
같은 반에 수업 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뛰어나 보이고 차별화 되어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강사님께 칭찬 받고자하는 욕심이
수강생들 사이에서 경쟁심을 갖게 했던 것 같다.
5주간의 수업이 끝나는 마지막 주 몇일을 남기고
나는 실기시험을 치르러 청량리 회기역 가까운 곳까지 큰 배낭을 짊어지고 새벽같이 출발했던 기억이 난다.
요리 관련 실기 시험은 개인 준비물이 많다.
그리고 시험을 위해 최적화 된 도구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규정에 맞는 내 물건들을 배낭에 가득 담아서 빠른 시간 안에 시험 전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떨렸던 것 같다.
시험에 자신이 없어서 떨렸다기 보다는,
내가 배운 것들을 시간 안에 정확하게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설레이는 긴장감이었던 것 같다.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그 시간 안에 제시된 2가지 메뉴의 Process를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여유있게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
나는 오징어 볶음과 너비아니구이를 결과물로 제출 해야 했었는데
시간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었는지 너비아니구이를 마무리 지을 즈음, 오징어 볶음을 요리하다가
손을 베어 손가락에서 피가 좀 많이 났었다.
감점의 요인이긴 했으나,
시험에 임하기 전에 시험에 대해 설명해 주신 내용이 기억나서
침착하려고 마음을 다잡으며 감독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위생에 문제가 되지 않게 바로 응급처치를 해 주셨고, 조금의 시간이 지체되긴 했지만
시간 안에 결과물을 완성했다.
그리고 나는 학원에 등록한지 한달 만에 성실하게 수업을 종강하며,
한식 조리 기능사 국가 자격증을 갖게 되었다.운이 참 좋았는데,
실기 시험에 제시되었던 2가지 메뉴가 실기시험을 치르기 이틀 전에 실습했던 메뉴였다.
그래서 과정을 잊어버리지 않고 빠른시간 안에 능숙하게 해 낼수 있었다.이 때 느낀 것이 있는데...
과정을 게을리하지 않고 즐기면서 성실히 최선을 다하는 일에 대해서는
보이지 않는 모든 것들조차도 나를 도와준다는 것이다.누군가는 하늘에서 도와주었다고 할 것이고,
나는..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니깐
내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지켜보시고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도록 모든 상황과 환경을 예비하셨다고 생각한다.감사하는 마음은 사단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그리아니하실지라도' 감사의 씨앗을 심는 내가 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
이미 주신 많은 것들에
감사하지 못했던 나의 삶에 대해... 너무나도 부끄러워지는 요즘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의 다양한 조리 자격증 중에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자격증이 한식이라고 들었다.
자격증에 도전하는 모든 수험생들을 응원한다!
Fighting!